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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 지배구조와 M&A 역사를 통해 알아보는 순환출자 구조

The Dilettante 2024.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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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한 기업의 주주들은 개인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다른 회사에 출자하며 지분을 확보할 수 있죠. 이러한 회사 간의 출자 구조는 보유한 지분의 비율에 따라 관계회사, 자회사 등으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회사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서 해당 회사의 경영 전략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죠. 기업 집단 간의 지배력을 공고히 강화하고, 또 지분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순환출자는 그룹의 지배 구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로부터의 경영권 위협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그룹으로는 수많은 자회사와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 집단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 집단에서는 여러 계열사들이 서로의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죠. 삼성그룹, 현대차 그룹, LG그룹과 SK그룹 등의 대형기업집단들 또한 역시 순환출자 구조를 일부 유지하고 있는 그룹사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 지배구조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예시가 됩니다.

 

흔히 지배구조나 순환출자를 설명할 때 많은 경영학 강사들이 KG그룹의 지배구조를 예시로 씁니다. 다양한 사업 부문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각 자회사별 순환 출자 고리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것이 비교적직관적으로 이해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삼성이나, 현대차, SK 등의 초대형 그룹사 대비 거버넌스를 파악하기 조금 더 용이하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말씀드린 재벌 기업집단의 지배구조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복잡합니다. 단순한 블로그 글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하기가 여럽죠.

현대차 지분도
간소화(?)된 현대자동차 그룹 소유 지분도

 

오늘은 KG그룹의 지배구조의 예시를 살펴보며 순환출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보도록 하겠습니다.

 

순환출자란 무엇인가?

순환출자 개념도

 

순환출자란 기업이 자사의 계열사에 출자하고, 그 계열사가 다시 다른 계열사에 출자하는 형태를 반복하여 순환 구조를 만드는 형태를 지칭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주로 계열사 간 맞물린 지분을 기반으로 오너 및 특수관계인의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활용되죠. 지분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조로 적은 자본으로도 여러 계열사를 효과적으로 지배할 수 있으며,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강화, 그룹 내 자금 융통 및 자산 활용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순환출자를 활용하면, 회사끼리 연쇄적으로 연결된 지배구조로 인해 적은 자본으로도 다수의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위에서 본 대기업 그룹사의 복잡한 순환 출자 고리 또한 수많은 똑똑한 인재들이 고민해낸 가장 효율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고 볼 수 있죠.

KG그룹의 지배구조를 통해 알아보는 순환출자

KG그룹의 간략한 역사

KG그룹은 2003년 설립한 비료회사인 경기화학을 모태로 비교적 짧은 기간 내 다양한 분야의 기업 M&A를 통해 성장했습니다. 화학·물류유통·금융·IT·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회사를 인수하며 점진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죠. 현재 KG그룹 지배구조 하의 다양한 계열사 및 편입 이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연도 인수합병 이력 인수 업종
2003.09 KG 케미칼 출범 (구 경기화학) 화학/비료
2005.10 시화에너지 인수 (KG에너지로 사명 변경) 에너지
2008.01 옐로우캡 인수 물류/택배
2009.12 KG 케미칼, KG L&B 합병 화학/비료
2010.04 에코서비스코리아 (ESK) 인수 폐기물 처리
2010.10 이데일리, 제로인 인수  제로인: 펀드평가업체
이데일리: 온라인 매체
2011.03 KG케미칼, KG바텍 합병 화학/비료
2011.07 이니시스, 모빌리언스 인수 이니시스: 온라인 결제업체
모빌리언스: 휴대전화 결제 업체
2011.10 KG ETS (KG에너지, ESK 합병) 출범 에너지
2012.05 KG모빌리언스, KG TG 합병 전자결제
2013.03 웅진패스원 인수 (KG 패스원으로 사명 변경) 교육
2013.07 KG ETS 코스닥 상장 에너지
2015.11 아이티뱅크 인수 교육
2015.11 써닝포인트CC, 써닝리더십센터 인수 (KG써닝라이프로 사명 변경) 교육
2016.09 삼성올앳 인수 전자결제
2017.02 KG로지스 출범 (옐로우캡과 동부익스프레스택배 합병) 물류/택배
2017.04 에너켐 인수 2차전지 양극재
2017.08 KG패스원과 KG아이티뱅크를 KG에듀원으로 합병 교육
2017.10 KG 로지스 매각 물류/택배
2018.06 CS에너지 인수 에너지
2019.09 동부제철 인수 (KG동부제철로 사명 변경) 제철
2019.10 KG이니시스 & KG ICT KG이니시스로 합병 전자결제
2020.03 KG모빌리언스 & KG올앳, 'KG모빌리언스'로 합병 전자결제
2020.10 KG제로인 & 이데일리 인포 'KG제로인'으로 합병 펀드데이터 및 정보처리업
2020.11 할리스에프앤비 인수 (KG할리스에프앤비로 사명 변경) F&B
2021.01 KG케미칼 & KG, 'KG케미칼'로 합병 화학/비료
2022.09 KG모빌리티 가족사 편입 (, 쌍용자동차) 모빌리티 / 자동차

 

현재 KG케미칼, KG스틸(전 동부제철), KG ETS, KG 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5개의 상장사를 두고 있으며 이데일리, KG 할리스 에프엔비 등 20여개의 비상장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9년 말, KG그룹의 자산총액은 5.2조 원을 넘어서며 2020 5월 처음으로 공시대상 기업 집단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에 지정된 이후 이듬해에는 자산총액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제외된 바 있으며, 2022년에 다시 공시대상 기업 집단으로 재지정되었습니다.

KG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KG그룹의 지배구조는 모체가 되는 KG케미칼을 주축으로 종속된 개별 회사들이 복잡한 순환 출자 구조로 서로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형태입니다. 황재선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KG제로인이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KG케미칼을 지배 중이죠. KG제로인이 보유한 KG케미칼의 지분은 약 55.6%입니다.

 

, 총수 일가가 핵심 계열사인 KG ETS KG 이니시스에 직접적으로 보유한 있는 지분율은 각각 0.15%, 1.07% 정도로 적지만 KG제로인이 지배하는 KG 케미칼이 이 두 회사를 30% 이상 지분율 보유함으로서 계열사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게 되는 셈입니다.

 

KG그룹은 계열사 간에도 순환출자고리를 활용하여 지주회사 격의 KG제로인을 출자 고리의 양끝에 위치시킴으로서 계열 사간 지분이 서로 물고 물리는 구조를 구축하였습니다.

주요 계열사별 순환출자 고리
KG제로인에서 출발하여 KG제로인에서 끝나는 주요 계열사별 순환출자 고리

 

위의 그림처럼 KG 이니시스, KG ETS, 이데일리 등의 주요 계열사 지분 구조를 분석하며 이를 잘 확인할 수 있죠. 오너 일가가 지배 중인 KG제로인이라는 지주회사를 주요 계열사 출자 구조의 양 끝에 위치시기면서 지분 결속을 강화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순환출자 구조의 장단점

하지만 과유불급이 괜한 말이 아니듯이 순환출자 구조는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지만, 몇 가지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너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는 지배구조 자체를 복잡하게 만들어 경영 투명성을 저해할 수 있고, 규제 당국의 집중 모니터링에 포착될 수 있습니다. 일단 복잡한 기업의 지배구조는 외부 투자자와 이해관계자가 기업 관계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는 기업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저하시키며, 투자 유치를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당장 이해가 되지 않는 기업 지배구조를 보고 선뜻 투자에 임할 수 있는 투자가가 어디 있을까요?

 

또한 순환출자 구조는 자금의 비효율적인 운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계열사 간의 출자가 반복되면서 실제 자본이 묶여 기업의 재무 유연성이 기존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경직될 부작용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규제 당국의 감시 강화로 인해 순환출자 구조는 법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제재나 벌금 등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법적 규제 내에서의 순환출자고리는 효과적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적극 활용되는 만큼, 기업 집단의 계열사, 관계사 등의 역학관계를 분석할 때 항상 등장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항상 순환출자 구조에 대해서 의식하며 관계를 분석하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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