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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실리콘밸리 인턴 급여는? 무급에서 시급 $200까지

The Dilettante 202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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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mly의 무급 인턴십 공고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진 한 스타트업 대표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AI 스타트업 'Warmly' CEO 맥스 그린월드(Max Greenwald)는 링크드인에 급변하는 스타트업의 혼돈을 경험할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올렸습니다. 스타트업 특유의 유쾌한 문화와 대표의 유머가 돋보이는 구인 글이었습니다. 커피를 타거나 의견이 무시당하지 않을 것이고, 중요한 다큐멘터리 스타일 영상을 만들고 주요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했죠. 다만 이 공고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대표 그린월드가 제시한 이 인턴십이 '무급'이라는 점이었습니다.

Greenwald's internship offer
그린월드의 무급 인턴 공고

 

즉시 링크드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글에 대해 거센 비판이 쏟아졌고, 인턴의 업무가 전통적인 영상 편집이 아니라 AI 툴을 활용한 파트타임에 가깝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주 노동부에 여러 건의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결국 그린월드는 해당 인턴십을 유급으로 전환했죠.

공고 수정
유급으로 전환했다고 수정된 공고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AI 서비스가 만연한 시장 내 내 노동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게 합니다. 과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은 무급으로 얻을만큼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AI 시대에 인턴 사원의 기여량은 정말 급여를 주지 않아도 될 만큼 가치가 없어진 것일까요?

법적 해석: 인턴십은 노동자 위한 혜택이 아닌 기업에 기여하는 활동

Warmly 2024 2월에 시리즈 A 투자로 1,700만 달러( 230억 원)를 유치한 기업으로, 지금까지 총 2,200만 달러에 달하는 벤처 캐피탈 자금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무급 인턴을 모집했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큰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특히 그린월드는 인턴에게 마케팅 팀과 함께 AI 기반 다큐멘터리 콘텐츠를 제작하는 '실질적인 업무'를 맡길 예정이었다고 밝혔지만, 이는 오히려 실제 업무를 맡긴다면 당연히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반박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Max Greenwald & Warmly
최근 논란이된 Warmly CEO, Max Greenwald

 

캘리포니아주는 명확한 인턴십 관련 법률을 두고 있으며, 유급이 아닌 경우 교육기관과의 협업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실무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무급으로 유지하려는 시도는 법적, 윤리적 리스크를 당연히 수바하죠. 더랜더 컨설팅(Thelander Consulting)의 창립자 조디 더랜더(Jody Thelander)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내 인턴십의 시급 수준은 최소 $15~$25 수준이며, 기술 직군은 그 이상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경험보다 ‘재능’이 중요한 현재 시장에서는, 유능한 인턴 확보를 위해 더 높은 보상이 요구됩니다.

인턴 평균 시급
캘리포니아 주 인턴 평균 시급

 

 

 

반면 인턴 시급 $200를 제시한 스타트업

무급 인턴제를 시도한 Warmly의 사례와는 반대로, 인턴에게 엄청난 급여를 제시하여 화제가 된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AI 어시스턴트 스타트업 'Cluely'는 전혀 다른 방향을 선택했죠.

Roy Lee
Cluely의 공동창업자 Roy Lee

 

21세 공동 창업자가 이끄는 이 회사는 시드 투자로 530만 달러를 유치한 직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엔지니어 인턴십을 선언하며 시급 $200을 제시했습니다. 마케팅 인턴 역시 시급 $50으로 업계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공동 창업자인 로이 리(Roy Lee)인턴이 실질적으로 회사에 기여한다면,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턴이 AI로 대체될까?

이런 기업들의 상반된 견해 속에,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기업의 인사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Shopify와 같은 대기업은 ‘AI-퍼스트채용 정책을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 VC는 주니어 포지션의 역할 자체를 축소 정의하고 있죠. 경험이 적은 인턴 및 주니어 사원을 채용하는 것보다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라는 판단일 것입니다. 이러한 AI의 보편화와 생산성 향상 트렌드 속에서 인턴이 회사에게 기여하는 가치, 그리고 이에 연동되는 보상 구조 또한 점차 변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AI 도구로 인해 인턴의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될 수 있는 만큼, 단순한 시간당 노동 보상보다 성과 기반 보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죠.

쇼피파이 채용 정책
포브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쇼피파이의 AI First 채용 정책

 

현재까지는 법적으로 인턴십은 개인의 커리어를 위한 투자 보다는 노동으로 해석됩니다. 경험의 기회가 아닌 노동의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어야 하는 행위로 해석하여 유급 인턴제를 법제화한 것이죠. 기업이 진정 훌륭한 인재를 원한다면, 그에 합당한 대우로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는 명제는 아직 유효합니다. 결국 인턴은 배움의 대상이 아닌 기여하는 노동자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AI의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실제 미숙한 인력보다 더 높은 기여도가 명백해진다면 이러한 해석 또한 점진적으로 바뀔 수 있겠죠. 무엇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 급속히 발전하는 AI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한번쯤 고려해봐야 할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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