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인 시작 배경
3년 전, 느리게 불어나는 적금에 지루함을 느끼고 항상 중도하차하던 시절, 자체적으로 목돈을 모을 수 있는 강제성을 부여해 보고자 시도한 것이 아임인이라는 서비스였습니다. 항상 호기롭게 적금을 시도하다가도 급전의 유혹에 굴복해 만기 전 중도하차를 하는 상황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좀 더 매달 모으는 금액에 강제성을 부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임인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목돈을 모으는 ‘온라인 계’ 방식으로 적금을 몇 번 시도해 보니 제 성향과도 잘 맞아 나름 2020년부터 간간히 진행하며 총 누적 금액으로는 약 3,500만 원이라는 나름 큰돈을 다양한 스테이지를 통해 모으게 되었죠. 최근 진행한 아임인 스테이지에서 연체가 발생하여 기존에 아임인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하며 느꼈던 점과 장단점, 그리고 연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제 생각을 몇 개 글에 걸쳐 써 보겠습니다.
아임인은 어떤 서비스인가?
아임인은 ‘온라인 계모임’ 운영을 표방하는 핀테크 서비스입니다. 과거 한국에서도 지인들끼리 주변인들과 모여 목돈을 만드는 방식을 온라인 공간으로 갖고 와서 개별 계모임 참여자들 간의 매칭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고, 곗돈을 아임인이 관리하며 각자의 곗돈 수령 순서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입니다.
아임인에서 ‘스테이지’라고 불리는 하나의 계는 최소 5개월 동안 진행되며, 각 사용자들은 매월 스테이지 설립자가 설정한 총 저축 금액에 기반해 설정된 월별 금액을 납부하게 됩니다. 각 참가자는 곗돈을 수령할 순번을 정할 수 있죠. 예를들어 5개월짜리 스테이지에서는 1번부터 5번까지, 목돈을 수령할 순서를 정하는 개념입니다.
아임인의 시스템은 전통적인 '계모임'과 동일!
예전에는 농촌에서 ‘계주가 돈을 갖고 날랐다’던가 ‘곗돈 탄 후 잠수했다’라는 둥의 계와 관련된 피해 사례가 많이 발생했었습니다. 계는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상호 신뢰에 따라 운영됩니다. 각 인원이 월별로 내는 금액이 해당월에 타게 될 곗돈이 되고 앞순번에 곗돈을 타는 사람들이 뒷순번에 곗돈을 타는 사람들의 이자를 부담하는 시스템이라 개인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피해에 취약합니다. 아임인 또한 온라인 서비스일 뿐 골자는 전통적인 계와 동일하기 때문에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 리스크: 곗돈 탄 뒤에 잠수 타면?
앞순번에서 먼저 곗돈을 탄 사람이 한 사이클이 돌 때까지 성실히 월 납부금을 입금하지 않는다면 뒷순번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해의 편의를 위해 이자 없이 7개월 동안 약정금 140만 원을 모으는 스테이지를 예로 들어봅시다.
7명의 참가자 들은 모두 월별 20만 원씩 7개월 동안 납부를 해야 합니다. 사전에 설정한 곗돈 수령 순서에 따라 첫 번째 달 수령인 (A)은 첫 달 째부터 20만 원을 납부한 후, 바로 140만 원을 수령하게 됩니다. A가 비도덕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품을수도 있겠죠?
“이미 첫 달째에 곗돈도 탓겠다... 나는 손해 볼 것 없는데 그냥 앞으로 내지 말까?”
A가 개인의 신용이 하락하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철면피라면 과감히 연체를 하고 잠수를 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단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향후 순번의 사람들입니다. A가 계의 규칙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얻은 120만 원의 수익 (20만 원 내고, 140만 원 수령)은 고스란히 나머지 참가자 (B, C, D, E…)에게 전가되게 됩니다.
마지막 곗돈 수령 순번의 경우 매달 이런 리스크를 견뎌야 합니다. 화장실 갈 때와 나갈 때 다르다고, 이른 순번에 곗돈을 수령한 사람들은 이미 손실을 방지했기 때문에 약정 기간 동안 내는 월 납부금 준수에 불성실하게 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계 시스템에서는 리스크를 계속 감당해야 하는 뒷순번 수령일수록 실제 내게 되는 총 납임금보다 이자를 붙여 지급해 줍니다. 아임인의 5개월짜리 스테이지 한 개를 예로 들어볼까요?
1번 참가자는 첫 번째 달부터 곗돈을 수령하는 대신 매달 205,826원을 납부하여 실제 지급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납입해야 하고, 5번 참가자는 5번째 달에 곗돈을 수령하는 대신 실제 납입한 금액보다 조금 더 많은 금액을 지급받게 됩니다.
즉, 목돈이 빠르게 필요한 사람들은 앞순번에 참여하여 일부 이자를 감수하면서 수령한 금액보다 조금 많은 총금액을 다달이 납부하게 되고, 재테크를 원하는 사람들은 적금처럼 돈을 모아가며 이자를 수령하는 시스템인 것이죠.
계주 리스크: 계주가 돈을 횡령한다면?
계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납부하는 월별 금액을 누군가는 한 곳에 모아서 관리해야겠죠? 곗돈을 잘 모아두고 순번에 따라 분배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흔히 계주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도덕적 해이가 이 계주한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계주는 월 납부에 참여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계주가 모인 금액을 곗돈을 탄 순번인 사람에게 잘 전달하지 않고 욕심이 생겨 이를 횡령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죠.
아임인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자체가 계주 역할을 하여 이런 리스크를 방지합니다. 불입금을 개별 참가자가 모아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 모두 아임인의 계좌로 돈을 입금하여 스테이지 납입 금액이 참가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개인이 이 목돈을 관리하며 발생하게 되는 안 좋은 상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임인을 운영하는 (주)티웨이브가 갑자기 파산하거나, 경영진이 납부액을 들고 해외로 도주해 버린다면 스테이지 참가자들이 납부한 금액도 안전하지는 않겠죠. 하지만,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불특정 개인에게 맡기기보다는 실제 사업자 지위를 가진 중앙 주체가 진행한다는 점도 리스크를 대폭 낮추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임인 서비스 장점
기존 계모임의 리스크 보완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아임인은 기존 계모임을 통한 저축 방식의 장점은 계승하면서 시스템적으로 리스크를 보완한 서비스입니다. 일반적인 계모임에서는 참가자 간 돈의 관리와 분배에 있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임인은 참가자가 아닌 서비스 자체가 돈을 관리함으로써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합니다. 특히, 스테이지 참가자들의 연체에 대한 대비책으로 '안심스테이지'를 운용하여 연체 시 일부 원금을 보전해 주는 등 책임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즉, 실제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일단 아임인 측에서 수령해야 할 곗돈의 일부를 먼저 보전해 주고 연체자에게 직접 별도로 추심을 진행하면서 원금 손실을 최소화해 준다는 것이죠.
스테이지의 개인 참가자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곗돈을 타게 되는 지급일 당일 연체가 발생한 경우 참가자는 바로 안심서비스를 통해 연체금의 98%를 지급받을지 아니면 참가자가 납부할 때까지 기다릴지 선택할 수 있고, 이 안심서비스는 납부를 기다리는 와중에도 언제든지 다시 신청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정기 저축에 대한 강제성 부여 가능
아임인은 혼자서 적금을 진행하는 것과는 다른 장점을 제공합니다. 일반 적금은 진행하다 급전이 필요하거나 끝까지 완납할 의지가 부족할 경우 중도 포기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아임인은 참가자들에게 정기적인 저축을 의무화함으로써 중도 포기를 방지합니다. 자신의 입금 여부에 따라 다른 사람들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도 하고, 스테이지가 진행되는 약정 기간 내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이를 참가자들이 스테이지의 약정 기간 동안 계획을 철저히 준수하고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사실 아임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많은 목돈을 모으게 된 것도 이 강제성이 작용해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임인 서비스 단점
원금 보전 리스크
비록 아임인이 자체적으로 많은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기존 계모임의 시스템적인 단점들을 보완하고는 있지만 단순 적금과 비교한다면 원금 손실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마냥 안전한 투자처라고 여기기는 힘듭니다. 국가적으로 보전을 보장하는 예금이나, 은행의 안전한 적금 상품 대비 신경 써야 할 점이 많습니다.
저 또한 2020년부터 투자를 시작한 입장에서 크고 작은 연체 건들을 몇 번 경험해 봤습니다. 이런 상황이 왔을 때, 바로 안심서비스를 통해 일부 금액을 보전받고 돈의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상환을 기다리면서 지연 이자를 기대하는 것이 이득일지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아임인 활용 기간 내 연체 상황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리스크 대비 고만고만한 이자율
리스크가 적금보다는 높으니 당연히 이자도 적금보다는 높아야겠죠? High Risk, High Return은 불변의 진리니까요! 하지만 개인에 따라 아임인 스테이지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자율은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5인(5개월) 스테이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정 이율은 1.86%에서 시작하며 최대 3.97%입니다. 물론 총 납부 원금 대비 최종 수령액으로 받는 이자율이고 (적금 이자의 적용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납부 금액이 납부 기간 별로 적용되어 단순 이자율끼리 비교하며 뭐가 낫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연 이자가 아닌 약정 기간 동안의 이자이기 때문에 연으로 환산하면 더 커지겠지만, 원금 손실이 있는 상품 대비 조금 짠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죠.
게다가 이 약정 이율을 완전히 적용해서 수령할 수 있는 사람은 가장 마지막 순번 참가자일 뿐이고, 스테이지 약정 이율이 높을수록, 앞순번 사람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가 커지기 때문에 사람을 모아 스테이지를 시작하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빠르게 스테이지를 시작하기 위해 낮은 이율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죠. 최근 예금/적금 금리가 낮아졌다고 하지만 최대 연 8% 적금 상품도 존재하는 상황인지라, 아임인의 약정이율이 리스크가지 감안한다면 이 정도 업사이드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아임인은 계모임과 적금의 장점을 결합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인 돈 모으기를 지원하는 혁신적인 서비스이고. 함께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제공하여 금융 활동을 보다 안전하고 투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느 금융상품이나 다 마찬가지겠습니다만, 각각의 장단점이 있고 현재 자신에 상황과 니즈에 적합한 상품으로 재테크를 진행하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다시 강조를 드려야겠네요. 아임인 또한 장단점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목돈 모으기에 있어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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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여태까지 아임인을 진행하며 가장 두려워했던 실제 연체 사례들에 대해서 후기를 다루고 실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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